Y-Review

[Single-Out #492-1] 리장단 「심연 : Abyss」

리장단 『심연 : Abyss』
136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4.03
Volume Digital Single
장르 크로스오버
레이블 동양표준음향사
유통사 엔에이치엔벅스
공식사이트 [Click]

[정병욱] 외부의 소란과 위험에서 벗어난 내면의 도피처를 ‘심연’으로 설정한 후 계속해서 변화하는 마음의 상태를 리듬과 사운드의 변주만으로 그린 추상적인 연주곡이다. 문예철학사에 있어 심연을 언급하며 그 개념을 탐구한 대표적인 인물은 Friedrich Nietzsche다. 다만 “심연을 오래 바라보면 심연 또한 너를 바라본다.”(Wenn du lange in einen Abgrund blickst, blickt der Abgrund auch in dich hinein.)이라는 표현으로 잘 알려져 있듯 내면을 바라보는 행위가 초래하는 불확실성의 깊이, 쉽지 않은 자아 초월의 문제를 복합적으로 다루었다. 이를 밝은 면에 치우쳐 바라본 이들은 Carl Jung, Martin Heidegger 등이 있다. 두 사람은 각기 자기 무의식과의 만남을 통한 타인에 대한 이해, 근본적인 ‘무’(nothingness)를 직면함으로써 얻게 되는 존재의 의미와 개방성을 강조했다. 리장단이 마주하는 심연은 Jung과 Heidegger의 개념에 가깝다. 덥 장르의 대표적인 미학인, 마치 물에 잠긴 듯한 먹먹한 사운드를 바탕으로 세상 밖 혼돈을 온전히 차단한 채 명상하듯 분명한 장면 전환의 리듬 변주를 이어간다. 의도와 방향을 잘 담보한 표현, 인용한 개념과 관습적 미학에 대한 이해와 반영이 잘 어우러져 있으며, 각 프레이즈의 호흡이 마냥 늘어지지 않아 난해하지 않다. 드러밍을 통해 만들어 내는 선율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자연스럽게 보다 긴 호흡과 큰 볼륨의 다음 작업을 기대하게 한다. ★★★★

 

[조원용] 몽환적이고 메탈릭한 사운드로 출발하는 곡은 초반부터 빠른 템포로 긴장감을 부여하면서 깊은 곳으로 치고 들어간다. 인트로가 끝나고 짧은 멈춤, 이어지는 사운드스케이프는 마음이라는 우주를 유영하듯 저역을 폭넓게 활용한다. 목소리와 전자음의 경계가 모호한 소리가 덧입혀지며 밀도를 채우다가 이내 사라진다. 드럼은 멜로디가 소강상태일 때에도 차근차근 앞으로 나아간다. 이는 마치 무언가를 불러오는, 혹은 무언가에 불려가는 제(祭) 같기도 하다. 잔향은 계속해서 환각의 이미지를 형성하고 드럼은 심벌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파열한다. 짧고 빠르게 확산했다가 사라지는 소리는 순간적으로 베이스와 나란히 가면서 그 물성을 더 극적으로 드러낸다. 리장단이 음악으로 재현하는 세계는 피안으로 가는 도정처럼 느껴진다. 그가 통과할 음악의 풍경이 궁금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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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심연 : Abyss
    -
    리장단
    리장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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