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95-3] 콘트라젤리 「꽃신」

콘트라젤리 (Kontrajelly) 『미사여구뿐』
165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4.03
Volume 1
장르 일렉트로니카
레이블 블루탠저린레코즈
유통사 미러볼뮤직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잦은 분절음을 사용하는 편곡에 더해, 어긋난 언어와 정서가 충돌하는 구조를 띠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로를 그 누구보다 잘 안다고’ 하지만 ‘어긋나는 건 마음’이라고 단호하게 말할 수 있는 어긋남에 대해 곡은 분절음과 정서가 괴리된 언어로 수놓는다. 곡의 구조가 바로 의도라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이 곡에서 드러나는 어긋남의 정서를 음악적인 구조로 풀어낸 것이 이 곡이라고 하겠다. 신시사이저와 베이스 라인에 집중한 편곡으로 곡의 정서를 드러낸 김연구의 내공도 훌륭하지만, 처연한 감정의 포인트를 투명하고 정확하게 짚고 넘어가는 신유정의 보컬 또한 이 곡의 매력에 지대한 공헌을 한다. 그 결과, 끊임없이 한쪽 끝과 반대쪽 끝을 부단히 뒤채는데도 괴리감 없이 묘한 뉘앙스를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

 

[열심히] 신시사이저와 샘플러를 척추 삼아 전개의 주재료로 활용하는 음악입니다. 선율을 구성하는 사운드를 리듬 빌드업과 반복에 주로 사용하는데요. 그러다 보니 자연히 멜로디를 만들고 다루는 방식에 절제가 있고, 화성도 이색적인 영역에서 움직입니다. 반복·점층적인 리듬을 기계적인 재료들로 다루고, 짧은 소절들을 변주하는 접근법에서 국악의 크로스오버에 가까운 인상도 만듭니다. 실험적인 듯 하면서도 쉽게 즐길 수 있고, 명확한 제작의 방향을 취하고 있되 그 결과가 신박하고 이채롭게 들리는 재미있는 곡입니다. ★★★☆

 

[조원용] 결성 후 9년의 시간이 지난 이들의 음악을 들여다보면 이미 고유한 자리에 차분하게 앉아있는 것처럼 보인다. 퍼져나가듯 확장하는 동양적인 리프 위에 신유정의 몽환적인 보컬이 겹쳐진다. 김연구의 미디와 기타 진행은 보컬과 다른 방향으로 향해 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어긋남이 특별한 화합을 만들어낸다. 멜로디는 계속해서 색깔을 바꾸고 보컬은 흔들림 없이 “어긋나는” 마음을 진술한다. “햇살이 이리도 밝은데 두꺼운 그늘 밑 숨바꼭질”을 하는 모습은 진득한 서정의 모습을 하고 있다. 내밀하게 나누는 감정의 한순간을 곡의 정경으로 펼쳐 놓은 양상은 시적이기까지 하다. 콘트라젤리의 음악은 자신있게 길을 잃는다. 그래서 기꺼이 따라가고 싶어진다. ★★★

 

[조일동] 1980년대 신시사이저 사운드로 구현한 소리들이 반갑다. 신스팝의 구조와 소리인데, 어딘지 매끈함으로 수렴되는 장르 컨벤션에서 벗어나 있다. 어디 하나 뭉그러지지 않은 연주인데, 합은 단단함보다 뭔가 하나가 빠진 낯선 세계로 날아가는 감상이다. 툭툭 내던지듯 부르는 노래마저도 사실 멜로디가 명료한데도 어딘가 빈 듯하다. B급 정서라고 둘러대기엔 완성도가 촘촘하고, 청자에게 콘트라젤리의 세계를 강렬하게 내놓는 시도와도 멀다. 한반도 역사상 가장 많이 읽고, 가장 많이 배운 세대가 느끼는 허탈감과 조심스러움을 소리로 구현해낸 것만 같달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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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2
    꽃신
    김연구
    김연구
    김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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