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Review

[Single-Out #494-2] 김사월 「디폴트」

김사월 『디폴트』
229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4.03
Volume 4
장르 포크
레이블 유어썸머
유통사 마운드미디어
공식사이트 [Click]

[김병우] 변화는 베이스와 이펙터를 먹인 기타의 2중주부터 시작한다. 저 밑에서 꿈틀대던 연주 뒤로 김사월 또한 이펙터의 뒤에서 처음의 전제를 노래한다. 그러나 다음에서 표현을 달리한다. ‘사랑 없는 시간들’은 무조건 ‘아프거나 외로운 슬픔’이 아니라, ‘뜨거운/ 벅찬 그리움’이라는 것을 공간감을 강조한 드럼과 스트로크 위에서 노래한다. 그리하여 곡은 변박으로 전환한 리듬 구조 위에서 (종교적으로까지 승화할 수도 있는)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고 싶다고 선언한다. 흥미로운 점은 김사월의 목소리는 변함이 없으나, 리듬의 구조가 말과 일치하지 않기에, 말이 빗나가는 것 같은 효과를 불러일으킨다는 데에 있다. 기어이 이 말은 이어지지 않을지 모른다. ‘사랑 없는 세상’은 여전히 ‘디폴트’니까. 곡은 후반부에 이르러 ‘엄마가 나를 낳’았다는 이유와 ‘존재적인’ 사랑 그걸 다 가지고 싶다는 ‘포부’를 섬세한 목소리로 밝히며 끝을 맺는다. 결국 사랑하는 것은 존재를 낳는 것일까. 아무래도 좋다. 중요한 점은 영원한 사랑에서 존재적인 사랑으로 전환한 곡이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화하여 이 자리에 내리꽂혔다는 데에 있다. 사랑 없는 세상은 ‘디폴트’일지언정, 우리는 결국 다른 세상, 다른 사랑, 다른 존재를 꿈꾸는 게 ‘디폴트’가 아니던가. 세상을 외면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세상에 휩쓸려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표현을 낳는 사람이라면 마땅히 그래야 할 것이다. 이것은 ‘모든 것을 포기하라’는 세상에 대해 ‘아무것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대답하는 미쁜 선언이다.  ★★★☆

 

[열심히] 우울한 메시지와 조금은 담담한 화자, 이전보다 경쾌해진 템포와 멜로디 라인의 대비라는 앨범 전반의 컨셉을 대변하는 듯한 곡입니다. 미니멀한 도입부부터 전반부는 보컬에 최대한 집중시킨 뒤, 조금씩 긴장감을 높여 록킹한 사운드로 절정을 풀어내는 전개는 앨범의 주제나 서사를 한 곡 안에 밀도 있게 잘 함축해 놓았습니다. 섬세하고 미세한 호흡이나 불균질함을 차분히 내어두는 보컬은 특히 전반부에서 그 존재감이 상당한데, 김사월이라는 보컬리스트의 가장 큰 미덕이 음색의 충실한 전달과 표현력에 있음을 다시금 상기하게 합니다. 조금 더 과단하게 내달릴까 싶을 즈음 끝마치는 구성 또한 곡의 주된 메시지에 잘 부합합니다. 앨범 아티스트로서의 역량을 잘 드러낸 곡이면서, 동시에 앨범 전체 서사의 근간에 자리한 곡으로서 기획 의도를 잘 담아낸 탄탄한 곡입니다. ★★★★

 

[유성은] 초반의 예리한 포크는 후반부로 접어들어 밴드 편성과 두터운 코러스로 곡조를 변경한다. 앨범 역시 「디폴트」를 기점으로 경쾌함에서 진중함으로 접어든다. 4번째 앨범을 발표한 김사월의 이야기는 ‘사랑 없는 세상이 디폴트(기본설정)’ 이라며 여전히 서늘하고 날서있다. 그러다 폭발력 있는 후반부의 진폭 넓은 갈망이 휘몰아 친 후에는 청자를 먹먹함에 빠지게 만든다. 김사월의 목소리는 뚜렷하다가 멀어지기를 반복하며 듣는 재미를 배가 시킨다. 김사월 특유의 스타일에 깊이와 넓이가 더해져 초봄의 밤에 불현듯 마법같은 사랑이 결국 찾아오기를 바라게 되는 곡. ★★★★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6
    디폴트
    김사월
    김사월
    김사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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