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오늘밤 나를 위로해』(2019) 이후 5년 만에 발표하는 정규 앨범 『9colors』의 타이틀곡. 디어클라우드라는 밴드의 음악적 색깔을 다져가는데 있어 나인의 보컬이 담당한 역할이 워낙 컸기 때문에, 밴드의 곡들과 어떤 차별화를 두는가에 가장 관심이 간다. 흥미롭게도 이번 앨범에 수록된 9곡은 정말 오랜만에 한국 가요 시장에서 만나는 일종의 ‘팝 발라드 앨범’이라 규정해도 될 정도의 트랙들이다. 밴드에서 그녀의 보컬은 섬세한 감성과 격정적 울림의 이중주를 추구하는 방식이라면, 솔로 앨범 속 그녀의 보컬은 차가움과 차분함을 통해 듣는 사람의 마음을 위로하는 데 탁월함을 보여준다. 특히 이 트랙에서 들려주는 그녀의 감성적이고 섬세한 보컬의 울림은 ‘공기반 소리반’의 모범적 사례라 할만큼 청자의 귀를 부드럽게 자극한다. 뒤를 받쳐주는 정인성(낭만유랑악단)의 기타와 김서정의 깔끔한 건반이 빚어낸 서정미가 곡의 분위기를 낭만적으로 북돋운다. 오랜만에 접하는 감정의 과잉이 없으면서도 ‘감성을 자극한다’는 표현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팝 발라드 트랙이다.   ★★★☆

[유성은] Lionel Richie나 David Foster로부터 유래한 90년대식 발라드가 떠오르는 건반 연주에 겨울의 감성이 가득하다. 디어클라우드 시절의 서늘함, 날카로운 같은 목소리가 느긋해진 모습으로,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의 달달한 고백을 노래로 담아 냈다. 약간 거칠고 허스키한 나인의 목소리에서 놀랍게도 낙관적인 기운을 받을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

[정병욱] 이 노래를 수록한 『9colors』는 나인이 12년 만에 발표한 두번째 솔로 정규작이다. 힘이 잔뜩 들어갈 수도 있었을 텐데 (과정이야 어땠을지 짐작할 수 없지만) 음악에는 별다른 강박이 느껴지지 않는다. 뚜렷하게 보이는 의도가 하나 있다면, 1집 『9Stories』(2012)가 제목처럼 9가지의 각기 다른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처럼 이번 앨범은 ‘9가지 색’이라는 콘셉트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는 점. 실제로 이번 앨범의 9곡은 팝 스타일을 기반으로 모두 다른 세부 장르, 분위기, 사운드, 음역, 창법을 선보인다. 「Baby It's You」는 영롱한 일렉 피아노 사운드가 바탕을 이루며 1990년대 가요 발라드를 떠오르게 한다. 중심 악기가 주는 이미지가 워낙 강렬하기 때문인지 구조와 보컬 등 오히려 다른 측면에서는 최대한 힘을 빼고 있다. 짧은 인트로와 브릿지, 복잡하지 않은 중음역의 멜로디, 벌스와 코러스 모두 내지르지 않고 부드럽게 상대를 유혹하는 가사와 가성 위주의 보컬까지. 자칫 심심해 보일 수도 있는 이러한 구조와 표현이 오히려 인상적인 건 그것이 이전까지 나인이 들려줬던 서사 뚜렷한 팝록 발라드, 가요 발라드와 다른 방식이기 때문이기도, 그 안에서도 나인의 섬세한 보컬 연출이 충분한 감흥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기도 하다. 일렉피아노 편곡과 연주도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낸다. 미세하게 변화를 준 보이싱과 깔끔한 연주가 이제 막 사랑에 빠진 노래 속 화자의 달콤하고도 조심스러운 마음을 잘 대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