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 그러니까 이 곡은 앨범의 주제가 처음으로 드러나는 곡이라 해야겠다. 코스모스슈퍼스타의 보컬은 전 트랙인 「Bearded Lady Juggling Show」의 맥락을 보다 넓게 확장하며, 다소 신경질적인 천진난만함을 무기로 거리감이 생긴 이유를 단번에 격파한다. 키라라가 많은 음악을 만들며 추구해왔던 음악적인 태도를 종합적으로 요약하지만, 동시에 새로운 방향으로 뻗는 가능태들에 대해서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가장 밝은 트랙임에도 가장 넓고 깊은 자리를 쉽게 알 수 있다. 또한 이 곡에서 「4 중간」까지 이어지는 인스투르멘탈 트랙의 향연들은 기실 이 곡의 ‘거리감’이라는 제재를 앨범 단위로 확대한 것이다. 싱글 자체로도 좋고, 앨범의 수록곡으로도 좋다. 두 가지 ‘과제’를 키라라 특유의 터프한 섬세함으로 밀어붙이는데 당해낼 재간이 없다. 반드시 앨범 전체와 같이 들을 것을 권한다.  ★★★★

[열심히] 이전 작품들로부터 상당히 그 방향성이 달라진 음악입니다. 시부야케를 연상케 하는 일렉트로닉 팝 음악스러운 청량함과 키치한 보컬이 먼저 들려오지만, 이 곡은 단지 그 정도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골격을 그대로 드러내는 강렬한 비트, 공간과 간극을 그대로 내어두는 불온한 사운드의 조합은 짧지 않은 러닝타임에도 시종일관 캐치함과 긴장감을 두루 놓치지 않습니다. 중반부를 지나 들려오는 기타솔로나 비슷한 듯 하면서도 똑같은 반복은 철저히 배제하는 구성의 디테일한 변주도 이에 일조하고요. 기존의 키라라 음악이 지닌 선명한 어택감에 90년대 재패니메이션의 뉘앙스와 일본의 일렉트로니카 밴드인 i-dep과 같은 스타일의 기묘하면서도 근사한 공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