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cé를 보면 딱 하고 떠오른 단어가 있다. 바로 완벽함이다. 두꺼운 허벅지를 제외하고는 나무랄 데가 없는 출중한 외모, 엄청난 무대 매너를 보여주면서도 발성에 별 흔들림이 없는 뛰어난 가창력, 게다가 Destiny's Child의 대표작 『Survivor』(2001) 의 거의 모든 곡을 프로듀싱한 작곡 능력까지 갖추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속해있던 그룹, Destiny's Child에서 유난히 돋보이던 그녀였기에 그녀의 솔로 데뷔에 대한 루머는 그룹 활동이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불어져 나왔다. 그런 기대에 보답하듯이 Beyoncé는 솔로 앨범 『Dangerously In Love』(2003)을 발매했고, 역시나 그 해 여름은 그녀의 것이 되었다.

Destiny's Child가 1990년대 가장 중요한 어반 알앤비 음반으로 기억될 『The Writing’s On The Wall』(1999)을 발표했다는 것을 고려할 때, 『Dangerously In Love』는 상업적으로 엄청난 성공을 거둔 음반임에는 분명하지만 본 음반은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 「Crazy In Love」 같이 트렌드를 만들며 그녀의 가창력과 몸짓을 살려줄 트랙들이 있었던 반면 그녀의 명성에 비해 다소 김빠지는 트랙도 분명히 존재했기 때문이다. 앨범 구성은 업템포 알앤비에서 고전적인 스타일의 알앤비까지 다양했지만 그 트랙들이 서로 화학반응을 일으켰다기 보다는 산만해 보였다.

당연하게도 『Dangerously In Love』가 Beyoncé의 첫 솔로 앨범이지만 그 때 그녀는 돌아갈 그룹이 있었다. 그렇기에 첫 솔로 활동이 만에 하나 실패하더라도 Beyoncé는 Destiny's Child로 활동할 수 있었지만 이제 Destiny's Child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그녀의 진정한 솔로 커리어는 [B’ Day]에서 시작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Beyoncé는 그 진정한 솔로 활동의 파트너로서 『Dangerously In Love』로 거둔 성공의 주역 중 한 명인 Rich Harrison, 요새 한껏 새로운 전성기를 맞고 있는 Swizz Beats, 오랜 파트너인 Rodney Jerkins, The Neptunes 등을 선택했다. Rich Harrison은 Beyoncé의 첫 번째 앨범에서와 같이 예전 느낌이 나는 소스에 훵키함을 더한 곡들을 주었고, Swizz Beats는 그의 명성답게 로(Raw)한 분위기에 스트릿함을 더한 곡을 선사했다. 「Déjà vu」는 Rodney Jerkins의 작품으로 여전히 유효한 그의 업템포 알앤비를 보여주고 있으며 The Neptunes 역시 「Kitty Cat」이나 「Green Light」 같은 전형적인 자신의 스타일을 선보인다.

『Dangerously In Love』가 다양한 스타일로 통일감을 주는 데 조금은 실패한 점을 상기해 볼 때 본 작은 다양한 프로듀서의 각기 다른 스타일이 업템포 알앤비라는 공통 분모를 갖고 뭉쳐 있다는 점은 만족스럽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들어보면 아쉬움이 남는다. 뭐랄까? 각각의 곡이 다 떨어지는 수준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 대단한 만족감을 주지는 못한다고 해야 하나? 즉 수록곡 모두가 어느 수준 이상은 되지만 센세이셔널한 히트를 기록할 것이라는 느낌을 주는 트랙이나 한 번 더 들어보고 싶게 만드는 트랙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Beyoncé의 진정한 솔로로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B’ Day』는 명인 Rich Harrison, Rodney Jerkins, The Neptunes 등을 기용해 기존의 분위기를 살려가는 동시에 요새 다시금 전성기를 맞고 있는 Swizz Beats의 비트를 통해 음악적 변화를 주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그 선택은 성공한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 모든 트랙은 어느 수준 이상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다 훌륭하다고 보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이성적인 분석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녀의 뮤직 비디오 플레이 버튼을 다시금 누르고 있을 것이다. 왜냐고? 그녀는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여자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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