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Choice

올해의 신인 2위

김유진 『한 조각 그리고 전체 : A Piece And The Whole』
621 /
음악 정보
발표시기 2022.03
Volume 1
장르 재즈
레이블 소리의나이테
유통사 꾼엔터테인먼트아트앤컬쳐
공식사이트 [Click]

이상한 해다. 어디서든 평소보다 재즈에 관한 이야기가 조금 더 들린다. 드문드문 뜨겁게 부활한 각종 페스티벌이 그랬던 것처럼 코로나19에 대한 반동이었을까. 불현듯 한 해 최고의 밈 중 하나가 된 ‘재즈를 뭐라고 생각하세요?’의 여파였을까. 혹은 그저 떠도는 취향이 잠시 머무는 반짝 트렌드의 일종일까.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 팬데믹 기간에 하나둘 사라진 재즈 클럽이 다시 우후죽순 생겨나고, 온라인과 사설란에서 그렇게 생긴 공간의 한 형태인 다이닝 재즈 클럽에 대한 작은 설왕설래가 있기도 했다.

일시적 현상일지 일대 전환의 징조일지 알 수 없으나 연주의 기회가 약간 늘어났다는 것 외에 국내 재즈 뮤지션들에게 당장 커다란 변화는 없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여느 때처럼 적잖이 좋은 음반이 조용히 나왔고,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했다. 본격적인 데뷔작으로 정규앨범을 내놓은 재즈 보컬리스트 김유진은 언뜻 시절과 무관하게 등장한 재즈계의 무난하고 범상한 신인처럼 보인다. 실용음악과 코스, 크고 작은 재즈 클럽 무대 경험, 스탠더드 팝과 발라드, 스윙과 브라질 스타일을 두루 소화하는 커버 범위와 맑고 힘 있는 음색이 ‘아, 좋은 보컬이 또 나왔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김유진의 보컬은 단순한 범용성에 만족하지 않는다. 범 재즈 장르와 가사에 쓰이는 주요 언어의 소화 능력이 두루 빼어나다. 앨범에 쓰이지 않은 블루스와 컨트리, 심지어 록이나 일렉트로닉을 다루더라도 잘 해내리란 믿음이 절로 생긴다. 스윙에 경도되지 않으나 스윙 그루브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알고, 팝에 집착하지 않으면서 세련된 팝의 매력을 자연스레 장착했다. 음역을 가리지 않는 단단하고 안정적인 발성과 다채로운 소재와 레퍼토리를 감성적으로 다루면서도 그에 과도하게 매달리지 않는 차분함도 갖췄다. 좋은 멜로디를 쓸 줄 알고, 적재적소에 동료들의 힘을 빌려 그들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출 줄도 안다.

아티스트에 있어 다재다능함이나 조화로움은 때때로 무능 혹은 개성 부족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러나 적어도 재즈 보컬, 싱어송라이터에 있어서는 그렇지 않다. (자신의 이야기가 있다는 전제 아래) 오히려 그것은 전략적으로, 전술적으로 매우 핵심적인 무기다. 국내든 해외든 혹은 과거나 현재든 보컬 재즈 영역을 대표하는 이름들은 늘 여러 장르와의 친분과 변신 역량을 수시로 과시해왔다.

무엇보다 신인 김유진에게 예상 밖 기대를 걸게 되는 건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보인다는 데 있다. 성장과 방황의 시절 속 인생 여정의 기억을 각기 다른 8개의 조각으로, 이들을 지극히 거대하면서도 사소한 하나의 그림으로 유려하게 이어붙인 김유진은 분명 범상하지 않은 이야기꾼의 자질을 갖췄다. 시작부터 거대한 순환의 고리를(「Circle」), 삶의 진리를 찾아가는 듯하다가(「A Piece and the Whole」 난데없이 ‘Home! Sweet Home!’(「Es ist gut Hause zu sein」)을, 끝에서는 ‘Goodbye my love’(「Moon」, 「To my loved one」)를 외치는 식이다. 하지만 불안에서 평안, 역동에서 낭만과 서정으로 이르는 서사에 악곡과 스타일, 구성 모두 어색함이나 산만함은 비치지 않는다. 출발선 앞에서 ‘시작’이나 ‘보여주기’에 연연하지 않은 채 덤덤하게 돌아보고, 이를 끌어안는 여유를 갖췄다는 점에서 패기와 농염함이 공존하기도 한다. 그렇게 이상한 해에, 우리는 번듯하고 이상한 보컬을 하나 얻었다.

 

Credit

[Musician]
Piano : 임은지
Bass : 송인섭
Drum : 김영진
Saxophone & Clarinet : 송하철
Flute : 박지은
Guitar : 송준호

[Staff]
Music Director : 김유진 & 송인섭
Art Director : 이규비
Photo by 차현 @ Warmherself
Recorded at 야기 스튜디오 Yagi studio (Oct.11th.2021)
Mixing & Mastering Engineer by David Darlington @ Bass Hit Recording, New York

Track List

  • No
    곡명
    작사
    작곡
    편곡
  • 1
    Circle
    김유진
    김유진
    김유진
  • 2
    On The Train
    김유진
    김유진
    김유진
  • 3
    한 조각 그리고 전체 : A Piece And The Whole
    김유진
    김유진
    김유진
  • 4
    집이 좋아 : Es ist gut Hause zu sein
    김유진
    김유진
    김유진
  • 5
    사라지는 것들을 향한 애정
    김유진
    김유진
    김유진
  • 6
    Portugal
    김유진
    김유진
    김유진
  • 7
    Moon
    김유진
    김유진
    김유진
  • 8
    To My Loved One
    김유진
    김유진
    김유진

Editor

  • About 정병욱 ( 114 Article )
SNS 페이스북 트위터
TOP
Error Message : Query was empty